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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소스마코

[소스마코] 거미줄

 

*R-18

 

 

 

 어느 날부터인가 마코토는 창문 밖에서 집을 짓고 있는 거미를 관찰하는 것이 일상 중에 하나가 되었다. 거미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도 무의식적으로 시선이 가고 있었다. 가끔 비가 온 뒤에 거미줄에 맺힌 물방울들이 예쁘게 보였고, 매번 꼼꼼하게 집을 수리하는 부지런한 거미의 모습이 신기하게, 때로는 귀엽게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마코토는 자신이 무언가를 잊고 있는 것 같은, 알 수 없는 위화감 같은 것이 들었다. 거미를 관찰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하루를 보내는 시간도 길어졌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가만히 앉아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있곤 했다. 하루쨩이 물에 있을 때마다 느껴진다면 평온함이 이런 것일까? 하고 마코토는 생각했다.

평소의 바람에 천천히 흔들리던 모습과는 다르게 거미줄이 요동치고 있었다. 무언가가 거미줄에 걸린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한 마코토가 창가에 다가가 살펴보니 거미줄에 걸린 것은 예쁜 초록빛의 나비였다. 어떻게든 거미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가련하면서도 처절한 몸부림은 나비의 몸을 더욱더 거미줄에 옭아매는 부질없는 행위에 불과하건만, 나비는 정말이지 필사적으로 벗어나려 애를 쓰고 있었다.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든 마코토가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서서히 거미가 나비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거미줄에 걸린 나비, 순간 소름이 끼친 마코토는 잠긴 창문 고리를 비틀어 열고 창문을 젖히려 했다. 그 순간 목덜미에서 익숙한 숨결이 느껴지지만 않았더라면

"마코토"

귓가에 들려오는 자신의 이름에 마코토는 작은 신음을 냈다. 마코토는 드디어 깨달았다. 계속 느끼고 있었던 알 수 없는 위화감이나 거미에 시선을 땔 수 없었던 것. 그리고 거미줄에 걸린 나비를 본 순간 소름이 끼쳤던 이유 모두다. 바로 '그' 때문이었다. 어깨를 잡아오는 그의 손을 뿌리치며 등을 돌려 그의 시선을 외면하는 행위는 그야말로 거미줄에 걸린 나비의 부질없는 발버둥에 불과하다는 것을 마코토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마코토의 마지막 자존심이자 최후의 발악이었다. 소용없다는 것을 알지만 할 수밖에 없는, 그리고 마코토 자신은 절대 그에게 굴복한 것이 아니라는 변명거리이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행위에 그가 어떻게 반응할 것 인지 또한 마코토는 알고 있었다.

숨이 막힐듯이 하얀 침대 위에 끌려가 걸치고 있던 옷이 찢겨져 나갈 테고, 그의 서늘한 손이 몸을 더듬어 오며 이내 꾹 다문 자신의 입술을 깨물어 강제로 입을 열게 해 혀를 섞을 것임이 틀림없었다. 그의 손에 강제로 열리는 것은 입뿐만이 아닐 터였다. 자신의 거부로 화가 난 그에게 몸을 유린당하는 것은 정말 고통스럽고 또 비참한 일이었다. 하지만 순순히 몸을 내어주는 것보다는 낫다고 마코토는 생각했다.

"내게서 도망치고 싶어 마코토?" 마코토의 가슴을 희롱하며 묻는 그의 음성에는 비웃음마저 담겨있었다. 넌 도망칠 수 없어- 라는 듯한 그의 말은 진실이었다. 이내 비문을 헤집고 들어오는 손가락과 젤, 천천히 삽입되는 그의 성기에 마코토는 가쁜 숨을 헐떡였다. "아..아, 소스케-" 서서히 강도를 더해가는 그의 허릿짓에 마코토의 머릿속은 점점 하얗게 점멸되어 갔다.

 

나비의 몸이 점점 거미줄에 감겨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