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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화/아오카가] 일상 [청화/아오카가] 일상 두 사람에게는 많다 적다 정의하기엔 애매한 일들이 있었다. 사실 단순하게 보면 시합에서 겨뤄서 이기기도 했고 지기도 했던 서로 경쟁하는 고등학생 농구 선수일 뿐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조금 복잡하다. 친구라고 하기엔 교류가 없어서 서로의 근황은 그냥 지나가듯 부원들이 하는 말을 주워듣는 것뿐이지만 카가미가 아오미네에게 미친 영향, 아오미네가 카가미에게 미친 영향들을 따지게 된다면 더욱. 카가미나 아오미네나 문학 쪽으로는 크게 연이 없는 탓에 도저히 서로를 표현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 머리를 벅벅 긁다가 그냥 이 녀석은 이 녀석인데 뭐 어때 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생각하고 농구공을 튕겼다. 그들이 길거리 농구코트를 점령하는 시간에는 이따금 코트를 찾아오던 이들도 격렬하기 그지없는 두.. 더보기
[티하/티엔하랑] 무제 [무제] 티하/티엔하랑 낯선 환경이 두렵지 않느냐는 물음에 하랑은 코웃음을 쳤다. 사람 사는 곳이 다 거기서 거기인데 뭐가 문제요? 그렇게 입 밖으로 낸 말은 진심보다는 바램에 가까웠지만 하랑은 내색하지 않았다. 머리칼을 헝클어 놓는 손길을 묵묵히 받아내다가 티엔의 손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짜증을 내며 툭툭 쳐냈다. 만나고 겪었던 인간도, 령도 전부 조선의 것이었으니 아무렇지 않는다면 거짓이리라. 두려움이 아니라 사소한 걱정에 불과하다고 스스로를 다독여 보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그래서인지 부드러운 가죽 소파에 등을 완전히 기대고 앉아있건만 딱딱한 돌 바닥에 앉은 것 마냥 불편했다. 이리저리 자세를 바꾸기를 한참. 결국 하랑은 티엔을 곁눈질하며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티엔은 기다렸다는 듯 보던 서류.. 더보기
[헨리멜빈] 기록 [헨리멜빈&멜빈헨리] 기록 꾸부정한 자세를 하고 앉아있는 작은 체구의 남자는 아직 소년티를 채 벗지 못한 앳된 얼굴을 가지고 있었는데, 까치집이 된 머리와 눈가의 거무죽죽한 그늘이 짙게 드리워진 모습은 며칠 밤을 새운 티가 역력했다. 연신 하품을 하면서도 그의 손은 멈추지 않고 바삐 움직였다. 펜으로 종이에 무언가를 바쁘게 적는 소리만 방안을 채울 정도의 고요함은 곧 쾅- 하는 큰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면서 깨어졌다. "멜빈! 수리해줘!" 갑작스러운 환한 빛에 눈을 비비던 남자, 멜빈은 스피커와 마이크를 품에 끌어안은 채 자신을 바라보는 보라색 머리의 소녀를 보고 작게 한숨을 쉬고는 더듬거리며 하얀 머그잔을 찾아 손에 쥐고 안에 담겨있던 다 식어버린 커피를 홀짝였다. 양팔에 한 아름 안고있는 모습을 보니 .. 더보기
[쌍충] 무 제 벼님 생일축하 & 졸업축하 사랑하는 맘을 담아 벼님께 바칩니다. 가랏 쌍충!! (토스) - - - [쌍충] 무 제 입김이 나올 듯이 싸늘한 공기가 흐르는 강당 안은 분위기를 살피며 적당히 정숙을 유지하던 평소와는 달리 웅성거림으로 가득하다. 좋게 말하면 활기찼고 달리 말하면 시끄러웠다. 긴장으로 다리를 달달 떨면서도 얼굴에 만연히 웃음을 띠고 있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작은 흐느낌 소리와 눈물 자국을 숨기지 못한 이들도 있었다. 히카르도는 이들 중 후자에 가까울 것이다. 눈물이 나올세라 눈가를 마구 문지르는 그의 손에 끼워진 가죽장갑은 거칠기 그지없어서 그의 눈가는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장갑 안은 이미 땀에 흠뻑 젖어 끈적거리기까지 했으나 차마 장갑을 벗지 못하고 손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며 애써 아무렇..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