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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

[티하/티엔하랑] 무제

 

[무제] 티하/티엔하랑

 

 

 

낯선 환경이 두렵지 않느냐는 물음에 하랑은 코웃음을 쳤다. 사람 사는 곳이 다 거기서 거기인데 뭐가 문제요? 그렇게 입 밖으로 낸 말은 진심보다는 바램에 가까웠지만

하랑은 내색하지 않았다. 머리칼을 헝클어 놓는 손길을 묵묵히 받아내다가 티엔의 손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짜증을 내며 툭툭 쳐냈다.

 

만나고 겪었던 인간도, 령도 전부 조선의 것이었으니 아무렇지 않는다면 거짓이리라. 두려움이 아니라 사소한 걱정에 불과하다고 스스로를 다독여 보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그래서인지 부드러운 가죽 소파에 등을 완전히 기대고 앉아있건만 딱딱한 돌 바닥에 앉은 것 마냥 불편했다. 이리저리 자세를 바꾸기를 한참. 결국 하랑은 티엔을 곁눈질하며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티엔은 기다렸다는 듯 보던 서류를 내려두고 따라 일어났다.

 

뭐요, 뒷간까지 따라오시려고? 하랑이 팔짱을 끼며 미간에 주름을 잡자 하랑에게 가까이 다가간 티엔은 하랑의 미간을 손가락으로 살살 문지르며 주름을 폈다. 뒷간까지 따라가 줘야 하는 나이는 지난 것 같은데, 그래도 네가 원한다면 따라가 주마. 흥, 됐수다.

 

웃음기가 서려 있는 티엔의 목소리를 듣고 하랑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젓는다. 미간을 문지르던 티엔의 손이 떨어져 나가자 하랑은 입술을 살짝 열었다가 다물다가 하며 머뭇거리더니 팔짱을 푼다. 바람을 쐬러 가려는데 따라올거면 오고...

하랑은 말끝을 흐리곤 고개를 휙 돌리고는 문 손잡이를 잡아 돌렸다. 끼릭 소리가 나며 열린 문 사이로 한걸음 내딛는 하랑의 귀끝이 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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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흐름... (그냥 꽁냥거리는게 보고싶엇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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