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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사퍼

[다무토마] 고백

 

 

 "동경, 이었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요. 토마스의 눈가가 빨갰다. 운 걸까. 다이무스는 슬쩍 손을 뻗어 그의 눈가를 매만졌다. 하지만 눈물 자국은 없었다. 아마도 지금 필사적으로 눈물을 참고 있는 것이리라. 다이무스는 자신의 막내 동생보다 어린, 이제 막 성인이 된 그가 나이에 맞지 않게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을 평소에는 참 대견하다고 생각해 왔었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억척스럽게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 애쓰며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이는 토마스의 모습에 다이무스는 가슴 한구석이 답답해지는 기분이었다.

"정말 멋져 보였거든요, 저랑 같은 능력을 가진 그 사람의 뒷모습이요. 그래서.. 그 사람의 곁에 서 있고 싶었어요."

단지 그것 때문에 열심히 노력해 왔거든요? 그런데 가면 갈수록 커져갔어요, 욕심이. 다이무스의 옷자락을 쥔 토마스의 손이 파르르 떨려왔다. 발밑이 점점 얼어갔다. 그가 손에 쥔 다이무스의 옷자락 또한. 그의 옷자락에서 파삭- 하는 깨지는 듯한 소리가 나자 토마스는 뒤늦게 자신이 힘을 쓰고 있었다는 걸 깨닫고 허둥지둥 다이무스의 옷자락에서 손을 뗐다. 으,으앗- 죄송해요! 많이 차가우셨죠? 바닥도 원래대로 되돌린 토마스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이무스를 올려다보며 다치진 않았느냐고 묻자 다이무스는 무표정한 얼굴로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토마스는 다행이다. 라고 안도하고는 하하- 하고 짧게 웃으며 머쓱한 얼굴로 뒷머리를 긁었다. 그리고 잠시 숨을 고른 토마스가 다시 입을 열었다.

".. 저 아까, 그 사람한테 갔었어요. 이제 결정검도 잘 만들어 낸다고, 그 사람한테 자랑하고 싶었거든요."

이제 당신의 곁에 있을 만큼 강해졌다고.. 자랑하고 싶었어요. 그 사람 곁에는 이미 누군가가 있는데도 말이에요. 바보같이, 하하. 아이처럼 베시시웃는 토마스를 바라보며 다이무스는 침묵했다.

"그래도 꼭 말하고 싶었어요. 내가, 내가 당신을.. 루이스 씨를.."

토마스의 목소리가 작아지며 눈가가 점점 젖어들어 갔다. 울지 않으려 주먹 쥔 두 손을 떨면서 버텼지만, 결국엔 토마스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하하, 눈에 뭐가 들어갔나 봐요. 걱정 마세요, 다이무스 씨. 저는 지금 우는 게 아니라 그냥 눈이 따가워서. 그래서.. 앗-"

안경을 벗고 눈을 비비는 토마스의 모습에 다이무스는 팔을 뻗어 토마스를 끌어안았다. 다이무스는 누군가를 위로해준 적이 없었다. 무슨 말을 해주어야 할지, 또 무슨 행동을 해주어야 할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냥 토마스를 안아주고 싶었다. 단지 그것뿐이었다. 다이무스의 품에 안긴 토마스가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놀라 밀어내려 했지만 다이무스는 토마스를 끌어안은 팔을 풀지 않았다. 그리고 다이무스는 입을 열었다.

"토마스 스티븐슨."

"다이무스씨...?"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다이무스의 품에 안겨 멍하니 그를 올려다보던 토마스의 몸이 점점 떨려왔다. 이내 토마스는 바닥에 안경을 떨어뜨리고는 다이무스를 끌어안고 그의 가슴팍에 고개를 묻고 울었다.

"정말.. 정말 좋아했어요! 다이무스씨. 저는.. 정말로 그 사람을, 루이스 씨를.."

축축해져 오는 가슴팍을 느끼며 다이무스는 토마스를 끌어안고 그가 듣지 못할 정도로 아주 작게 속삭였다.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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