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5/쿠농 화우

[아오카가/청화]이별

 

*정말 이게 얼마만의 연성이지? (놀라움)

 

노잼 주의하십시오 허허허허허허헣헣

 

 

 

 

 

 

 

 

[아오카가/청화] 이별

 

 

 

 "나, 다음 달에 미국으로 돌아가."

 

평소처럼 원온원을 마치고 땀을 식히며 스포츠 드링크를 마시는 잠깐의 휴식시간. 카가미는 갑작스러운 통보를 했다. 아오미네는 병을 쥔 손에 힘을 주며 천천히 바닥으로 내렸다.

 

"뭐?"

 

미간에 잡힌 주름과 높아진 아오미네의 목소리에 카가미 또한 음료수를 바닥에 내려두며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는걸 계속 미뤄왔었거든 쿠로코도 아직 몰라. 너한테, 제일 먼저 말해주고 싶었어.

아오미네는 밀려오는 갈증에 급하게 병에 남은 것을 다 털어 마셨다. 목이 아플 만큼 마셨음에도 목이 탔다. 안 가면 안 되는 거냐고 물어봤자 변하지 않는 현실을 아오미네는 알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였다. 카가미 개인의, 아니 그의 집안 사정이었고. 그것은 아오미네 자신이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적어도 올해 인터하이까지는 있고 싶었는데 말이야."

 

아쉽네. 농구공을 품에 끌어안은 카가미는 볼을 긁적이며 픽 웃어 보였다. 웃음은 평소와 달리 힘이 없었다. 아오미네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는 카가미에게서 농구공을 빼앗았다.

 

"원온원, 다시 해."

 

이번 판은 존에 들어갈거다. 아오미네는 할 말이 끝났다는 듯 농구공을 튕기며 코트로 향했다. 갑작스러운 아오미네의 행동에 당황해 그대로 멈춰있던 카가미는 이내 소리내어 웃으며 아오미네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푸핫-! 난 너처럼 존에 들어가고 싶을 때 들어가는 거 못한다고. 그럼 노력해 보던가. 와~ 완전 치사해!

평소보다 더 오래, 해가 지고 전등에 날 벌레들이 모일 정도의 시간까지 그들은 녹초가 될 정도로 계속 원온원을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이내 농구공을 튕길 힘조차 없어지자 아오미네와 카가미는 땀에 잔뜩 젖은 몸으로 코트 위에 드러누운 채 숨을 골랐다. 그저께 비가 한바탕 쏟아졌던 덕분인지 하늘은 무척이나 맑았다. 잘 보이지 않던 별들도 반짝이며 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카가미는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다가 타월을 얼굴에 덮었다. 아오미네는 그 모습을 보고는 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바보가미. 우냐?"

"바..보 아니야. 안 울거든! 멍청미네."

 

젖어든 타월을 들추려는 아오미네의 손을 쳐내며 카가미는 타월을 쥔 손에 힘을 주고는 얼굴을 문댔다. 조금 빨갛게 달아오른 눈가를 가리는 모습을 아오미네는 애써 못 본척했다. 카가미의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 것 만으로도 그는 한계였다.

 

 

* * *

 

 

이른 아침의 공항은 의외로 한산했다. 물론 카가미를 배웅하기 위해 몰려온 이들을 뺀다면 한산한 편이었다. 먹을 것을 잔뜩 안겨준 일행들 덕분에 큰 트렁크 말고도 또 다른 짐이 생겨버린 카가미는 마냥 좋다는 듯 웃고있었다. 잠깐의 작별의 인사가 끝나고 카가미는 트렁크를 끌고 게이트로 향했다. 아오미네는 손을 흔들고 빨간색 뒤통수를 보이며 계속 걸어가는 카가미의 모습을 보는 지금, 이 순간이 마치 꿈인 것처럼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빠른 걸음으로 뛰듯 카가미를 쫓아가 붙잡은 아오미네는 자신을 바라보며 깜짝놀라 눈을 크게 뜨고있는 카가미를 마주 봤다. 카가미의 입이 달삭거리며 열릴 듯 말듯 하다가 이내 꾹 다물어졌다. 아오미네는 카가미의 손을 잡으며 입을 열었다.

 

"곧 갈테니까. 미국에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NBA 선수가 안되면 누가 되겠냐? 밥 잘 먹고 농구도 틈틈히 하면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울먹이는 카가미의 뒷머리를 쓰다듬은 아오미네가 킬킬 거리며 웃었다.

 

 

 

 

 

"바보가미, 바람 피면 죽인다. 복상사로. 아, 복하사라고 해야되냐?"

"훌쩍.. 야, 좀 감동 받은채로 보내달라고! 진짜 멍청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