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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쿠농 화우

[아오카가] 크리스마스의 밤

크리스마스는 지났지만 ㅠㅠ..

일단 키리엘님께 받은 청화 리퀘입니다! ㅎㅁㅎ♡

 

사실 크리스마스 하면 데이트! 인데

이건 흑화로 쓰려고 퉤퉤퉷 - 침을 발라 두고..

(아마도 새해기념으로 쓰겠지요...?ㅆ? 과연..)

 

제목은 저런데 정말 별거 없습니다.

그냥 [잠자 다가 일어났는데 다시 잠드는 이야기]에요 /제가 매일하는 ㅋㅋㅋㅋ

 

 

 

 

 

 

 

 

[아오카가] 크리스마스의 밤

 

 

아오미네x카가미(청화)

 

 

 

 아주 작은 숨소리만 들리던 침실에서 이불이 들썩이더니 빨간 머리통이 꼬물거리며 이불 속에서 빠져나왔다. 잠이 덜 깬 얼굴로 눈을 깜빡이다가 길게 하품을 하고는 몸을 일으킨다. 아니,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풀썩하고 쓰러진다. 왼손으로 자신의 허리 쪽을 토닥거리는 모습이 허리 아래쪽에 느껴지는 통증 때문인 듯했다. 통증이 심했는지 "아구구" 라는 이상한 소리를 내기까지 한다. 미간에 잡힌 주름과 치켜 올라간 두 줄의 눈썹이 그가 얼마나 몸 상태가 좋지 못한지 보여주고 있었다.

 

정확히 어젯밤, 부활을 마친 카가미는 오랜만의 휴일이니까 푹 쉬고 오라는 감독의 말대로 쉴 생각이었다. 집주인 마냥 자신의 집 쇼파를 차지하고 누워있는 아오미네의 파란색 뒤통수가 보이지 않았더라면, 분명히 아주 푹. "다녀왔냐?" 라는 아오미네의 물음에 자연스럽게 "응."이라고 대답한 후. 가방을 풀고, 교복을 벗어서 세탁기에 돌리고 바로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했다. 평소보다 배로 걸린 샤워시간에 욕실 가득 뿌옇게 김이 가득 찼다. 카가미는 수건으로 젖은 몸을 닦고, 물이 떨어지는 머리를 비비다가 털었다가를 반복했다. 물론 물기를 채 다 털기 전에 아오미네의 손에 잡혀서….

 

평소 아오미네를 생각했을 때, 분명 처음부터 섹스를 하고 싶었다면 귀가한 카가미를 본 순간 "하고 싶어" 라고 대놓고 이야기 했을 터였다. 하지만 어제의 아오미네는 그저 다녀왔냐는 말밖엔 하지 않았었다. 딱히 섹스할 생각은 크게 없는 모습이었는데…. 평소보다 샤워시간이 배로 길어진 이유가 관장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 정도, 아오미네가 눈치채지 못할 리 없다는 걸 카가미도 알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단지, 카가미 자신이 의도한. 정확히 말하면 도발한 결과일 뿐이었다.

이렇게 슬쩍 도발할 정도로 카가미는 아오미네와의 섹스를 좋아하는 편이었다. 입구가 벌어지는 아픔에 입술을 깨물고 신음을 참으려고 몸을 떨고 있을 때면, 목덜미를 깨물면서 배려 없이 거칠게 허리를 쳐올리는 아오미네의 행동에 카가미는 눈물이 절로 나올 정도로 아파서 비명을 지를 때도 있었지만 그런 고통은 잠시뿐. 곧이어 카가미가 느끼는 곳을 귀신같이 찾아서 찔러대는 아오미네 때문에 카가미는 다리를 활짝 벌리고 달뜬 신음을 흘리면서 아오미네에게 매달리곤 했다.

 

모두가 알고있는 아오미네와 자신의 관계라는 것이 코트 위에서 언제라도 공을 빼앗고 점수를 따기 위해 서로를 날카로운 눈으로 노려보고 견제하는 '라이벌 사이'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카가미는 침대 위에서의 아오미네와의 행위를 떠올리면 부끄러움과 민망함이 몰려왔다. 하지만 단지 그뿐, 카가미는 진심으로 아오미네가 좋았다. 농구 선수로서뿐만 아니라 아오미네라는 사람 그 자체를 좋아하고 있었다. 거유거유 노래를 부르기에 노말 취향으로 알고 있었던 아오미네가 왜 자신과 섹스하는 것인지, 좋아서인지 어째서인지 이유를 들어본 적이 없는 터라 카가미 자신만의 짝사랑인 듯한 이런 상황이 카가미를 복잡한 심정으로, 조금 의기 소침하게 만들고 있었다. 휴일에 푹 쉬지도 못하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로만 쌓여버린 카가미는 심란해진 얼굴로 입술을 삐죽이며 이불을 살짝 들추고는 아오미네의 머리를 헝클어 트렸다.

 

"으음- 더 자자.. 카가미."

 

눈조차  뜨지 못한 아오미네가 으음- 하는 소리를 내며 자신의 몸에 팔을 둘러서 끌어안은 채로 다시 색색거리는 숨소리를 내자 카가미는 웃으면서 아오미네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잠은 전염성이 강했다. 노곤노곤함이 카가미의 눈을 감기게 하고 있었다. 이 노곤함에 몸을 맡기는 대신, 눈을 뜨면 아오미네에게 분명하게 물어보자고 카가미는 마음먹었다.

왜 자신과 섹스를 하는 건지. 아오미네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 하는지에 대해서. 자신만의 짝사랑이 아니라는걸 카가미는 아오미네에게서 꼭 듣고 싶었다.

 

카가미는 곧 잠이 들었다. 바닥에 나뒹구는 작은 카드에 좀 처럼 알아보기 힘든 아오미네의 악필로 적힌 '메리 크리스마스'란 글자와, 손바닥만 한 작은 반지 상자를 보지 못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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