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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쿠농 화우

[아오카가] 이름

 

 

 

 

 

순수하게(?) 두 사람이 떡치는게 보고 싶었을 뿐인데.. 급 진짜 순수하게 갔다고합니다(웃음)

그런데... 오늘 시험 치는 과목이 하나 있는데 저 지금 뭐하는걸까요. (안습

 

 

 

* 아오미네 시점인가 봅니다.

 

 

 

[아오미네x카가미] 이름

 

 

 

"금방 매기니까. 잠시만 기다려"

 

10점, 내가 받은 영어점수다. 영어 재시험을 본 학생은 우리 반에서 내가 유일했다. 영어 선생이자 우리 반 담임인 카가미 타이가 선생은 이번 시험을 내가 봐도 쉽다- 라고 느껴질 만큼의 엄청 쉬운 난이도로 냈고, 사전에 나온다고 말했던 건 정말 그대로 문제를 만들어서 솔직히 틀리는 녀석이 이상한 거였다. 그런데 내가 왜 10점밖에 못 받았냐고 하면, 일부로다. 타이가가 한숨을 쉬면서 점수가 왜 이러냐고 물었을 때, 이번 시험은 그냥 가벼운 평가일 뿐이고 성적에도 반영 안 되니까 대충 찍었다는 변명을 했지만. 사실은 아주 잠시라도 타이가와 단둘이 있고 싶었던 것뿐이다.

 

왁스를 묻혀 손으로 쓸어 넘겼을 앞머리, 매일 같이 끼고 오는 은테안경 그리고 몸에 딱 붙는 슬림핏의 정장. 유난히 가슴 부분이 팽팽하게 당겨진 듯한 느낌의 티 한점 없는 새하얀 와이셔츠. 가끔 타이가는 답답한 듯 넥타이와 단추 한두 개를 풀어놓는다. 오늘 낮에 유난히 날이 더웠던 탓일까, 처음으로 그가 단추를 세게나 풀어놨다. 평소 하얀 천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쇄골을 보며 '엄청 움푹 파였네, 저기에 물도 담을 수 있겠다'라는 시답잖은 생각을 했지만, 그의 가슴골을 본 순간에는 나도 모르게 순간 숨을 멈췄다. 항상 타이가가 입고 다니던 옷들이 그에게 딱 맞는 사이즈인듯 한데도 이상하게 가슴 부분만 단추가 당장이라도 튕겨 나갈 듯 위태로운 모습으로 사이즈가 작아 보이던 이유를 나는 드디어 알게 된 것이다. 가슴이 마이 만큼이나.. 아니, 마이보다 더 큰 거 아냐? 가방에 넣어두고 있던 잡지를 꺼내서 확인해보려던 찰나. 책을 미처 펼치기도 전에 타이가가 내 손에서 책을 빼갔다.

 

"지금 선생님이 앞에 있는데 야한 잡지를 보려고 한 거냐 너?"

"타이가도 이런거 좋아하잖아."

"안 좋아해, 그리고 선생 이름을 막 부르지 말라고 에로 꼬마."

"..당신도 날 이상한 별명으로 부르면서."

 

그와 만난 지는 이제 거의 7개월쯤, 하지만 솔직히 나는 타이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아마 타이가도 마찬가지이겠지? 그와 내가 무슨 관계냐고 한다면 담임선생과 학생.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뭐, 담임선생과 학생이라고 해봤자. 일주일에 두번 정도의 담당수업 시간을 빼면, 아침에 출석 부를 때나 저녁에 조례할 때 말고는 만날 일이 없는 사이 아니던가. 그래도 꽤나 성실하고 다정한 선생인 타이가라면 자신이 맡고 있는 학생들의 이름 정도는 다 외우고 있을 테니 내 이름 또한 분명 알고 있을것이라 짐작한다. 알고 있다면 한 번쯤은 불러주면 좋을 텐데 왜 안 불러주는 거냐고. 조금 혼나도 좋으니까, 당신 입에서 나오는 내 이름을 듣고싶어서 일부러 당신에게 장난을 치는 나를 이제 그만 눈치채 달란 말이야 바보 선생. 만약에  한 번이라도 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준다면 ..

 

 

"후- 네가 계속 이런 야한 잡지나 들고오니까 그런 거잖냐, 다이키."

"...있,있잖아요, 선생님."

"어,어? 야, 너 방금 존댓말..."

 

"선생님이 방금, 처음으로 내 이름.. 불러준 거 알아요?"

 

나는 무지 기뻐서 울어 버릴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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